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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탈덕 하는 방법. 출구는 있었다.

별하로다 2020. 8. 12. 17:53

아이돌 팬으로 지내온지 12년 동안 수많은 아이돌에게 입덕 하고 탈덕하기를 반복해왔습니다. 아이돌 탈덕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주위에 동생들이 입덕 해서 팬으로 활동을 하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이에 대해 말해보려고 본 포스팅을 씁니다.

 

사실 탈덕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탈덕하기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탈덕은 덕질을 하면서 멘탈이 탈탈 털리고 나서야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읽으러 오신 것이라면 아마 덕질하면서 힘들거나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덕질 짤 

 

저는 이전에 방탄소년단 팬 아미였습니다. 거의 5년 정도 덕질을 이어갔었고 팬클럽, 콘서트, 공방을 다녀올 정도로 열정적으로 덕질을 이어갔었습니다. 처음 오프라인 덕질은 아미 친구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노래가 좋아서 입덕 하였고 천천히 스며들듯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멋있어 보이고 노래, 영상, 콘텐츠, 굿즈 모두 소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이 어렵지 한 번 시작하면 멈추기 힘들다는 말이 덕질에서도 쓰이는 말입니다. 덕질에 돈 적게 쓰겠다고 앨범도 안 사던 저는 처음으로 앨범을 사게 되었고 그 뒤로 다른 팬들이 굿즈를 막 구매하는 모습을 보고 엄청 갖고 싶지 않아도 '사고 싶다. 갖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어 조금씩 구매하였습니다. 시험 2주 전에 다녀온 콘서트는 잊지 못할 순간이었고 공부하는 원동력이 될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내가 알던 아이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이를 하나, 둘씩 먹고 나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이는 탈덕의 길을 걷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돌은 기획사에서 만들어낸 컨셉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지닌 사람이었고 기획사랑 아이돌의 입장에서 팬은 돈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를 확연하게 알게 된 계기는 아마 팬서비스와 SNS를 통해서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획사 뒤에 숨어 사과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팬들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사라지는 모습은 마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라 제 친구들, 함께 덕질하던 트친들도 알아차렸습니다. 

 

팬덤이 엄청나게 커지니 분명한 해명이나 사과가 필요한 일에도 실드 치기 바쁜 팬들이 보이고 달라진 멤버들의 태도는 많은 탈덕을 불러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덕질에 멘탈이 탈탈 털린 팬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덕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제 경우를 들어서, 아이돌 탈덕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당신은 그 아이돌의 돈줄에 불과하다. 처음은 아니라도 연차가 쌓일수록 아이돌의 태도에서 보인다.

 

탈덕하면 남는 것이 없다. 굿즈들은 나중에 헐값에 팔아야 한다. 굿즈 살 돈으로 나를 위해 옷 하나 더 사는 게 이득이다.

 

그 아이돌과 관련된 모든 것(영상, 노래, 광고)을 서서히 안 보려고 노력해라.

 

기획사의 마케팅에 놀아나지 마라. 아이돌도 기획사 소속 직원이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 팬미팅, 팬사인회, 콘서트 모두 아이돌에게는 스케줄에 불과하다.

 

이 방법이 모두 통하지 않는다면, 그냥 계속 덕질해라. 멘털이 탈탈 털려서 탈덕하지 않기를 바란다. 

 


 

덕질하면서 '걔네는 너를 모른다', '아이돌이 밥 먹여주냐', '한심하다' 등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 좋자고 하는 덕질인데 왜 니들이 난리냐!" 하며 성질을 부렸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아이돌이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좋아서 한 덕질인데 머글들이 하는 말이 참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아이돌 덕질은 내가 힘들지 않을 정도만 하는 게 좋다고 다들 이야기하죠. 하지만 그게 쉽지 않습니다. 마치 진짜 찐 팬이 되기 위해 스트리밍을 돌리고 앨범을 구매하고 콘서트, 팬사인회 등을 다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당히가 가장 힘듭니다. 그러니 현생을 살아가며, 멀리서 자신을 잃지 않을 정도로 덕질을 조절해보세요.

 

 

행복을 위한 덕질만 하시길 바랍니다. 내 마음이 허전할때, 아티스트는 큰 힘이 됩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덕질에 현생을 갈아넣지 마세요. 아이돌은 팬들이 없으면 안되지만, 팬은 아이돌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기획사와 아이돌이 팬들에 대한 예의도 배려도 안보인다면 그만 탈덕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붙잡고 있는 건 자신의 멘탈만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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